뉴스민 청도송전탑 인터렉티브. 1

삼평리 사람들

한국전력은 2012년 7월 2일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345kv 고압송전탑 공사를 위해 경비용역업체 직원을 투입했다. 삼평1리 주변을 지나는 송전탑 5기와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 사이의 거리는 고작 200m다.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고 백지화, 선로 변경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전과 시공사는 벌목과 기초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공사장 주변에 투입된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은 욕설과 무력행사를 통해 주민 출입을 막았다. 삼평1리 주민들은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이차연(75) 할머니는 실신해 단기기억상실증으로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2006년 1월 한국전력공사는 '345kv 북경남 분기 송전선로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료를 보면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 송전을 위한 송전탑 41기가 경남 창녕군과 경북 청도군을 지난다. 하지만 삼평1리 주민들 대다수는 이 주민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2009년에서야 송전탑 건설 사실을 알았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곽태희 전 이장은 주민의견서를 위조해 한전에 제출했고, 청도군청 담당 공무원들은 법령에 따른 주민설명회 공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하기 시작했다. 그해 9월 한전은 다시 공사를 강행했고, 주민들은 몸으로 저항했다. 시공사 직원들은 주민을 끌어내나 마을은 아수라장이 됐다. 자재를 운반하는 헬기가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은 소음 스트레스에도 노출됐다. 터전을 지키려는 주민과 이를 함께하려는 시민사회단체의 결합으로 공사는 잠정 중단됐다. 하지만 공사현장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 갑자기 공사를 강행할지 알 수 없는 시간이 다가왔다.

주민들은 백지화할 수 없다면 지중화 또는 선로변경이라도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한국전력은 주민을 보상금에 눈먼 사람들로 몰아갔다. 또, 송전탑을 적극 반대하는 주민들과 다른 주민 사이를 갈라놓기 시작했다. 100가구가 채 되지 않은 작은 마을공동체를 분열시키려 했고, 60이 넘은 할매들은 분노했다. 삼평리 주민들은 밀양도 찾았다. 함께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싸움 과정에서 스스로 체득한 것.

그해 12월 25일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 개신교인들이 삼평리에서 성탄 예배를 함께 보냈다. 겨울이 다가왔고, 이제는 끈질기게 싸워보자고 결의한 주민들과 예배 참석자들은 공사장 입구 농성장을 더 단단하게 동여맸다.

한전과 정부가 밀양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 한전과 정부는 청도 삼평리에도 공사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송전탑과 함께 삶이 변한 삼평리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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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뉴스민

취재: 박중엽, 장운규, 이보나

사진: 박중엽

제작: 천용길

음악: 어머니(우창수 글, 곡,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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